미래자동차 '커넥티드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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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Auto]동글, 생태계, 비물리적 보안, V2X, WAVE가 뭐지?

BMW는 6월부터 한국에서 출고되는 모델에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순차적으로 탑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사진제공=BMW요즘 가장 뜨거운 산업계의 연관 검색어는 ‘커넥티드카’다. 지금 자동차를 정의하는 몇 가지 단어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감지할 것이다.

 

◇커넥티드카와 스마트카
스마트카. 말 그대로 똑똑한 차다. 워낙 많은 옵션들에 ‘스마트’라는 표현을 남발하고 있어 오히려 커넥티드카와 혼동하기 쉽지만, 실제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차를 스마트카라고 정의한다.
현재 기아 유보 2.0과 현대 블루링크 2.0은 엄밀히 말해 인터넷을 연결하거나 시동을 걸어 주는 수준인 ‘텔레메틱스’의 개념이다. 내 휴대전화의 내용을 그대로 자동차 화면에서 보여주는 미러링과 블루투스로 연결하기 같은 것은 커넥티드카가 점점 발전하고 있는 과정의 일부다.
요즘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덤비는 것은 오랜 기간 갖가지 상황 샘플과 거기에 맞는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누구보다 많이 축적해놓았다고 자신하기 때문이고.
 

BMW 7시리즈에 적용된 나이트 비전이나 벤츠 S클래스부터 C클래스까지 들어간 프리세이프티 기능(스티어링휠을 갑자기 돌리거나 급정거 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으로 창문이 올라가면서 차의 비상등이 깜박인다)도 조만간 각 사의 서버에서 미리 감지하고 적절한 상황에 멈출 수 있도록 돕는 때가 올 것이다./사진제공=BMW

 
 

◇동글(dongle)
흔히 컴퓨터나 전자 기기에 연결하는 USB와 비슷한 모양의 부속.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에는 익숙한 이름이다. 커넥티트카의 등장은 보통 외부에서 다른 기기의 상태를 읽는 송신기기 역할을 하는 ‘동글’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자동차 대시 보드 뒤쪽 자동차의 상태 진단을 위해 제조사에서 노출시켜 놓은 컴퓨터(OBD, On-Board Diagnostics)에 누군가 동글을 꼽고 밖에서 조정해 버린다면 얼마든지 오류를 만들거나 해킹할 수도 있다. 생각해보라. 운전할 때 사람들은 차의 스티어링휠을 직접 돌린다고 생각하지만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착각이다. 사람이 ‘좌회전을 하고 싶어!’라고 스티어링휠을 약간 돌려 신호를 보내면 자동차의 수많은 전자장치가 이 신호에 맞춰 움직여 준다.
 
 
올해 CES 2014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BMW i3가 협력해 전기차, 자전거, 프린터 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 생태계
IT는 물론 이제는 음악과 같은 장르에 이르기까지 주변 환경을 일컬어 ‘생태계’라고 표현한다. 사용자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좋고 나쁜 것을 확산시키며 발전한다는 의미다.
자동차 쪽에도 커넥티드카라는 단어만큼 자주 등장하게 됐다. 애플이 아이카를 만드는 이유는 결국 OS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여러 사람이 쓰게 하고 알아서 만들고 확산해 가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
자동차 회사도, 전처럼 한 번 팔고 마는 게 아니라, 부품을 팔긴 하지만 콘텐츠와 서비스 사업으로 바뀔 수 있는 계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이런 변화가 단순히 IT나 자동차 산업에만 영향을 줄까? 금융사와 보험업계도 연이어 발전한다. 누군가 브레이크를 자주 밟거나 급가속 같은 불안한 운전을 하는 습관을 가졌고,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로 연결되는 BMW i3 앱의 모습. 올해11월에 열릴 2014 LA오토쇼 소식에 따르면, 행사 중 마련된 커넥티드 카 엑스포가 열릴 예정이다. 포드는 아예 앱 개발자 경진대회의 결선을 마치고 2015년 국제 소비가전 전시회(CES)에서 시상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현대는 페라리가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이미 선 보인적 있는 것과 유사한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장에 도입하는 첫 제조업체가 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BMW

 
 

◇비(非)물리적 보안
스마트카는 스마트폰과 같다. 기기의 크기만 다를 뿐 IT 업계에서 바라보는 사물인터넷이다. 우리는 컴퓨터를 쓰면서 행여라도 애써 써놓은 파일이 날아갈까, 누가 훔쳐갈까, 아니면 해킹이라도 당할까 걱정하고 실제 당하기도 한다.
자동차 역시 스마트해진다면, 얼마든지 같은 상황을 겪는다. 가장 큰 차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다운된다고 해서 사람이 죽지 않지만, 자동차의 프로그램이 다운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에 그 위험의 ‘급’이 다르다.
보안을 얼마나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요즘 자동차 세상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보안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물리적 보안은 문을 열고 차를 훔치지 못 하도록 막는 것이다. 반면 비물리적 보안은 외부로부터의 해킹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자동차 보안은 안전 보조 기능과 함께 발전한다. 예상대로 이 부분에 가장 발전이 빠른 곳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미국이다. 대표적인 메이커는 벤츠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4`에서 아우디는 차세대 TT의 통합형 계기반을 소개했다./사진제공=아우디

 
 

◇V2X와 WAVE
V2X는 탈 것(Vehicle)이 모두에게(X)란 의미를 가진 약어. 말 그대로 차가 차에게 혹은 차가 다른 어떤 곳에 신호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활동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뿐 아니다. 자동차와 관련해 뭔가 복잡한 단어는 계속 더 늘어나고 있다.
웨이브(WAVE)는 데이터를 어떻게 주고받아야 하느냐만 정의하는 통신 규격을 일컫는다. 여기에 보안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정의하는 IEEE1609.2라는 국제 통신 규약이 이미 나와 있다. 자동차는 이 규약에 맞춰 움직여야 하고 마치 인터넷 뱅킹처럼 함부로 해킹할 수 없도록 인증서를 발급하고 관리하는 보안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보안 인프라가 PKI(Public Key Infrastructure)다.
IT보안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에는 이미 대형 항공기보다 2배 가량 많은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지 오래다.
개발 당시에는 누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쓸 줄 몰랐으니 그랬다. 그때그때 아무렇게나 들어간 프로그램들은 상충하기 마련이다. 현재 업계는 세계적인 표준안을 마련하고 정리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특징을 크게 유럽이나 미국으로 나누듯, 보안 규격과 커넥티드 기술 개발에 대한 양상도 대륙마다 다르다. 유럽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다임러,오펠, 만 등 유명 카 메이커와 보쉬, 콘티넨탈 등 협력 기업들끼리 모여 먼저 모색한다.
반면 미국은 정부와 포드, GM과 같은 기업이 힘을 합쳐 추진해 가고 있다. 그리고 모든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바로 할 수 있는 ‘헤드’급 임원이 참석해 생각보다 빨리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는 것.
한국 자동차 환경의 수준은 이미 테스트 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그나마 속도를 맞추고 있는 것은 IT강국답게 보안 분야 정도다. 한국에는 펜타시큐리티가 앞서 등장한 국제 통신 보안 규약을 모두 맞추고 미국 자동차 PKI(CAMP VSC3)까지 도달해 있다. 그렇다면 미국 수출 시장이 중요한 몇몇 국산차의 도전을 조만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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