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데이터 유출사고…신뢰 지키는 경영전략 ‘암호화’ [기고]
데이터 유출 암호화 전략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은 초대형 보안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해다.
4월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약 2696만건이 유출됐고 9월에는 KT에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 공격으로 5561명의 식별번호를 포함한 2만2227명의 개인정보가, 같은 달 롯데카드 해킹으로는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신고된 정보보안 사고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IBM은 미국 데이터 유출 사고의 평균 피해 비용이 2024년 1022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사이버 위협은 특정 업종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산업이 직면한 경영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
최근 사고들은 방화벽, 백신, EDR 등 전통적 체계를 우회해 데이터 자체를 겨냥하는 공격이 대부분이다. 기업의 핵심 자산이 노출되는 순간 피해는 예측 불가능하게 증폭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기술이 암호화다. 암호화는 침투가 발생하더라도 데이터 자체를 보호해 정보의 가치를 무력화시키는 최후의 안전장치다. 한 보안연구기관에 따르면 암호화를 적용한 기업은 데이터 유출 시 발생하는 피해 비용을 평균 23만7000달러 추가 절감할 수 있다.
암호화가 실질적 경영 효과를 입증한 사례도 많다. 한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은 해외 공장에서 내부자 데이터 반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생산·설계 데이터가 전부 암호화돼 있어 단 한 건의 실질적 피해도 없었다. 사고 조사 비용만 약 70% 절감됐고, 거래처 리콜·배상 위험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일본의 한 대형 금융사는 암호화를 핵심 통제체계로 도입한 이후 감독당국의 보안심사에서 ‘추가 개선 요구’ 건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암호화가 단순한 보안 기술이 아니라 규제 준수, 사고 대응 비용 절감, 브랜드 신뢰도 유지라는 측면에서 직접적인 경영 이익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이 암호화를 비용·성능 문제로 오해한다. 그러나 최신 암호화 엔진은 하드웨어 가속화와 지능형 키 관리 기술을 통해 성능 저하를 평균 3% 수준으로 억제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사용자 책임 모델’을 강조하며 암호화를 핵심 보안 요구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GDPR, NIST, ISO 27001, 개인정보보호법, ISMS-P 등 글로벌 규제 역시 암호화를 공통 요구 사항으로 명확히 제시한다.
암호화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일본은 금융·제조 분야에서 데이터 중심 보안 요구가 특히 강해 암호화·키 관리 체계가 미비하면 사업 수주가 어렵다. 유럽은 GDPR을 기반으로 데이터 처리 단계 전반에 암호화를 요구하는 ‘프라이버시 중심 보안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동남아시아 역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지만 보안 역량 격차가 커 한국 기업의 암호화 솔루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펜타시큐리티가 일본·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글로벌 규제 흐름과 기업 니즈가 맞물린 결과다.
이렇듯 암호화가 기업 보안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이를 대표하는 제품이 바로 펜타시큐리티 암호플랫폼 디아모(D.AMO)다. 디아모는 2004년 국내 첫 데이터 암호기술 상용화 제품으로 출시돼 올해 2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8년간 누적 조달 점유율 55%를 기록하며 국내 암호화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1만4000여 개 업무 시스템에 적용돼 금융, 의료, 공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오늘날, 암호화는 단순한 IT 보안 기술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경영 의사결정이다. 모든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없다면 침해가 발생해도 핵심 정보를 지켜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의무다. 보안사고가 일상이 된 시대에 암호화를 전략의 중심에 두는 기업만이 글로벌 신뢰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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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펜타시큐리티 대표]
데이터 유출 암호화 전략
[기사 원문 보기: 매일경제]